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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1602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집필자 김순자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돌로 쌓은 담.

[개설]

돌담은 서귀포를 비롯한 제주 사람들의 삶이 오롯이 배어 있는 문화유산이다. 돌 많고, 바람 많은 제주 섬에 사는 사람들은 곳곳에 널려 있는 돌담을 활용하는 지해를 발휘해 왔다. 집을 지을 때는 물론이고, 울타리를 쌓거나 밭의 경계를 구획지을 때도 돌담을 활용하였다. 돌담은 외구의 침입을 막는 방어 시설로, 또는 신들의 성소를 구획 짓는 담으로, 또는 사악한 기운을 막아 주는 방사탑(防邪塔)으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서귀포 지역에서 돌담은 주로 현무암으로 쌓았으나 서귀포시 내와 안덕면 일부에서는 회색과 연록색 조면암을 가지고 쌓기도 하였다.

[연원]

제주의 돌담은 고려 의종[1146~1170] 때 김구(金坵) 판관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동문감』에 보면, “제주도는 난석이 많고 땅이 건조하여 본시부터 논이란 없고, 다만 밀·보리·콩·조 따위만 나는데, 그나마 옛날엔 내 밭 네 밭의 경계가 없었기 때문에 강폭한 집에서 나날이 남의 것을 누에가 뽕잎을 먹듯 침범하므로 모든 힘없는 백성들이 심히 괴로이 여기더니, 김구라는 판관이 되어 온 뒤에 백성들이 질고(疾苦)를 듣고 돌을 모아 제 밭에다 담을 두르게 하니, 경계가 분명해지고 그로부터 백성이 편해졌다.”는 기록이 보인다.

[종류]

집을 짓기 위하여 쌓은 돌담은 ‘축담’이라고 하고, 울타리를 두른 담은 ‘우잣담’·‘우럿담’·‘울담’이라고 한다. 집터의 주위를 담으로 둘러 에워싸는 것을 ‘울담 두르다’라고 말한다.

또 밭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하여 쌓은 돌담은 ‘밭담’, 묘소 주변으로 네모지거나 둥그렇게 두른 담을 ‘산담’이라고 한다. 한라산 중허리를 돌아가면서 목장을 조성할 때 두른 담을 ‘잣성’이라고 하였다. 자잘한 자갈돌로 쌓은 담벼락을 ‘잣벡·잣벡담·잣담’ 등으로 부른다.

바닷가에서 돌을 쌓아서 ‘돌 그물’ 역할을 하는 ‘원담’은 바다를 생계 터전으로 삼는 어촌 마을 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다. ‘원담’은 바닷가 연안에서 주변의 지형지물과 연결하여 쌓은 돌담인데, 밀물을 따라 연안으로 들어온 고기떼가 원담 안으로 들어오면 사람들은 족바지 등을 가지고 원담의 고기를 잡았다. 숭어가 들면 ‘숭어원’이라 하고, ‘멜’[멸치]이 들면 ‘멜원’이라고 불렀다.

[기능]

‘돌담’은 집을 짓거나 울타리를 쌓거나 경계를 표시하는 기능도 했지만,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도 해주었다. 가령, 가파도의 해안 한 켠에 높게 쌓아진 돌담은 바닷바람과 염분 피해를 막기 위해 쌓은 돌담이다. 주민들은 해풍과 염분 피해를 줄여 주고, 관광객들에게는 독특한 풍광으로 기억하게 해 주는 소중한 생활 문화유산이다.

돌담은 또 신앙의 대상이자 방어를 위한 조형물이기도 하였다.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쪽에는 돌담을 높이 쌓아 액운을 막았고, 민간신앙의 성소인 ‘신당’도 돌을 둘러성소화 하였다. 돌을 겹겹이 쌓은 방사탑은 마을의 허한 기운을 막아 주는 조형물이었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무릉리 방사탑 4기와 인성리 방사탑 2기 등 6기가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보전되고 있다.

돌담은 방어용으로도 쓰였는데, 서귀포 지역의 방어 유적물로는 대정성지·서귀진지·수산진지가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서귀진은 흔적만 남아 있다. 또 온평 환해장성, 신산 환해장성도 서귀포 관내의 중요한 기념물이다. 또한, 문화재로 지정된 23개 연대 가운데 서귀포 관내에는 말등포·협자·천미·소마로·연동·당포·왜포·산방·서림·오소포연대 등 10개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4·3사건 와중에는 무장대 습격을 차단하는 명분과 함께 주민들의 효율적 통제 수단으로 마을을 빙 두른 성담을 쌓았는데, 서귀포 관내 곳곳에 4·3성터가 남아 있어 4·3의 비극적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형태]

돌담은 쌓는 방법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맨 아랫부분을 여러 겹으로 쌓은 다음 그 위에 한 줄로 쌓는 돌담을 ‘백켓담’이라 하고, 한 줄로 차곡차곡 올려 쌓는 담은 ‘외담’이라고 한다. 또 양옆을 두 줄로 쌓은 후 그 사이에 잡석을 채워 넣는 방식의 돌담을 ‘접담’[겹담]이라고 하였다. 제주의 밭담 경계를 짓는 ‘외담’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데, 그 구멍이 바람을 찢는 방풍 효과가 있어 아무리 거센 바람도 이겨낸다. ‘바람의 섬’ 제주 사람들의 삶의 지혜를 돌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황]

서귀포를 포함한 제주에서 돌담은 그냥 돌담이 아니다. 제주를 상징하는 한라산·오름·해녀·초가·청정바다·감귤·돌하르방·제주어 등과 더불어 제주의 문화유산의 고갱이[중심]다. 제주 섬을 둘러 길게 이어진 돌담을 두고 ‘흑룡만리(黑龍萬里)’라 표현하였고, 제주 돌담이 쌓여진 밭담·울담·올렛담·잣담 등은 각종 풍광과 어루러져 제주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다.

서귀포를 비롯한 제주의 돌담은 기능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시와 사진, 그림 등의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주요 소재다. 개발에 밀려 사라지는 돌담은, 돌담의 미학적 가치 때문에 최근에는 새로운 건축 소재로 다시 활용되고 있다. 제주의 돌담은 화산섬 제주의 톡특한 문화유산으로 보전 가치가 큰, 누대로 전승해야 할 보배이다.

그러나 최근 제주의 독특한 돌담들이 개발과 생활환경 등의 변화로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밭담과 원담, 축담이다. 그러나 제주의 돌담의 미학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최근들어 돌담이 건축과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제주의 돌담은 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유산으로 소중하게 보전해야 할 생활유산인 셈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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