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1639
한자 燃燈祭
이칭/별칭 영등굿,영등환영제,영등송별제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집필자 문무병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무속신앙
의례 시기/일시 음력 2월 초하루에서 보름 사이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2월 초하루에서 15일 사이에 내방신(來訪神)인 영등신을 위해 벌이는 무속 신앙의 한 형태.

[개설]

영등신은 음력 2월 초하루에 들어와서 2월 15일 나가는 내방신이다. 영등신은 ‘바람의 신’으로 저 멀리 강남천자국(江南天子國)으로부터 북서 계절풍을 몰고 오는 신이다. 영등신은 영등하르방·영등할망·영등대왕·영등호장·영등우장·영등별감·영등좌수 모두 일곱 신위다. 음력 2월 영등달이 들면, 이 신들은 강남천자국에서 남방국 제주도로 산 구경 물 구경하러 오는데, 맨 먼저 귀덕리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온다고 한다. 그리하여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현신하고 ‘어승생 단골 머리’에서 ‘소렴당’을 거쳐 ‘산천단’, ‘산방굴’을 경유하여 ‘리디끗[橋來里]’까지 돌면서 봉숭화꽃, 동백꽃 구경을 하고 다니며 세경 너른 땅에는 열 두 시만국(新萬穀) 씨를 뿌려 주고, 갯가 연변(沿邊)에는 우무·전각·편포·소라·전복·미역 등을 많이 자라게 해초 씨를 뿌려 주고 돌아간다.

영등제는 본향 당신에게 하는 당굿이 아니라, 영등신을 대상으로 하는 당굿이다. 영등신이란 본래 ‘영등할망’이라 불리는 여신으로서 2월 1일에 입도하여 15일에 나가는 외래신이다. 이 신은 이 기간 동안에도 주변 바다의 소라·전복·미역 등 해녀 채취물을 증식시켜 주며 또 어로 일반까지 보호하여 준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의 어느 날에 당굿을 하는데 이를 영등굿이라 한다. 신과세제가 마을 주민 정체의 복리를 위한 굿인데 비하여 영등굿은 해녀나 어부를 위한 굿임이 다르다.

따라서 영등굿은 어촌계나 잠수회[해녀회]에서 주관하여 경비를 마련하고 제관도 어부나 해녀에서 뽑는다.

영등굿은 전도적 분포라 할 수 있으나 특히 해녀가 많은 해안 마을에서 많이 행해지고 있다.

[연원]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이월조에 “영남 지방에서는 집집마다 신에게 제사하는 풍속이 있는데 이를 영등이라 한다. 신이 무당에게 내려서 동네를 돌아다니면 사람들은 다투어 이를 맞이하여 즐긴다. 이달 1일부터 사람을 꺼려 만나지 않는데, 이렇게 하기를 15일에서 또는 20일까지 간다.”라는 기록이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제주 풍속조에 보면, “2월 1일에 귀덕(歸德)[지금의 한림], 금녕(金寧)[지금의 구좌읍] 등지에서 목간(木竿) 12개를 세우고 신을 맞아 제사했다. 애월리(涯月里) 사람들은 떼배에 말머리 모양을 만들고 채색된 비단으로 꾸민 약마희(躍馬戱)를 함으로써 신을 즐겁게 한다. 이 행사는 15일에야 끝나는데, 이것을 연등(燃燈)이라 했다. 또 이달에는 승선(乘船)을 금한다.”라고 하였다

『남사록(南槎錄)』에 말하기를, “풍속에 2월을 燃燈節이라 한다”.라고 한다. 전하는 얘기에, “중국 상인이 바다에서 배가 부서져서 빠져죽거나 표류하였는데, 사지가 나누어져 머리뼈는 제주의 동쪽 어등개(於等浦)[구좌읍 행원리 포구]로 들어오고, 손발은 제주의 서남쪽 고내(高內)[애월읍 고내리]와 애월(涯月)[애월읍 애월리], 명월(明月)[한림읍 명월리]의 포구로 들어왔다. 그러므로 그곳 마을 사람들은 정월 28일부터 마을에서 쌀을 동냥하여 2월 초 5일까지 연등신(燃燈神)[영등신]에 제를 올린다. 매년 정월 그믐때 바람이 서쪽 바다에서 불어오면 이를 다른 지방에서 신이 온 것이라 말한다. 무리들을 모아 무당은 들에서 제사를 지낸다. 밤에서 낮까지 계속되는데 촌집[村家]를 드나든다. 2월 상순에 이르면 또 배 모양을 만들어 돛대까지 갖추어 포구에 띄우는데 이는 신을 보내는 것[送神]이라 말한다. 이때면 바람이 동북쪽에서 불어오는데, 다른 지방으로 신이 갔다고 말한다. 2월초 길일부터 보름초까지 절대로 배를 바다에 내보내지 않는다

[절차]

영등굿의 절차나 형식은 신과세제와 대동하나 미역·소라·전복 등의 씨를 뿌린다고 하여 좁씨를 바다에 뿌린다든지 해녀 채취물의 흉풍을 알아보기 위하여 좁쌀을 돗자리 위에 뿌려 점친다든지, 바다의 용왕 및 익사 영혼에게 제물을 백지에 싸 던져 고사하는 제차 등이 덧붙은 점이 특색이다.

영등굿의 기본형은 초감제, 요왕맞이, 씨드림·씨점, 배방선·지드림이 순서로 진행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초감제〉 : 신을 청해 들이는 과정으로 일반적인 당굿의 〈초감제〉와 같이 베포도업-날과국섬김-열명올림-연유닦음-군문열림-새림-신청궤의 순서로 진행된다.

② 〈요왕맞이〉 : 바다를 차지한 요왕신[용왕신]과 바다 밭에 씨를 뿌려주고 떠나는 바람의 신 영등신을 제장에 맞아들여 기원하는 제차다. 〈요왕맞이〉를 하려면 먼저 요왕신과 영등신이 오는 길 곧 ‘요왕질[용왕길]’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요왕질이란 1m쯤 되는 잎이 붙은 대나무 가지 8개씩을 제장 중앙에 2열로 나란히 꽂아놓은 것이다. 이 댓가지에는 백지·지전·돈 등을 걸어 놓는데 이 댓가지 하나하나가 바로 요왕신과 영등신이 오시는 문(門)이고, 그 댓가지 사이사이의 길이 신들이 제장으로 들어오는 길인 셈이다. 이와 같이 제장의 요왕질 설치가 끝나면 군복 차림의 심방이 험하고 거친 용왕질을 닦아 나간다.

③ 〈씨드림·씨점〉 : 씨드림은 ‘씨를 뿌린다’는 파종(播種)의 뜻이다. 미역·전복·소라 등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초의 씨를 바다에 뿌려 많이 번식하게 하는 파종의례(播種儀禮)로 좁씨를 넣은 씨망탱이를 들고 바닷가로 가서 여기저기 흩어져 바다에 좁씨를 뿌린다. 이렇게 좁씨를 뿌리고 돌아오면, 제장 중앙에 돗자리를 깔고, 수심방이 다음과 같은 사설을 창하며 좁씨를 뿌린다. “에, 동경국에서 서경국으로 씨뿌리러 가자. 에, 서경국에서 동경국으로 씨 뿌리러 가자.” 이런 창을 하며 돗자리 위에 좁씨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뿌리고, 다음은 반대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뿌리고, 마지막에는 돗자리 바로 위에서 수직으로 힘차게 뿌린다. 이리하여 뿌려진 좁씨의 밀도를 자세히 관찰하고 어느 바닷가, 어느 지역에 해산물이 흉·풍년이 들겠다고 점을 친다. 이를 〈씨점〉이라 한다.

④ 〈배방선·지드림〉 : 제물을 실은 짚배를 들고 바닷가로 가서 바다 멀리 띄워 보낸다. 이때 바다의 요왕신이나 바닷가에서 죽은 영혼들에게 제물을 백지에 싸 던져 대접하는데, 참석한 자손들은 각기 자기가 차려온 제상을 적당한 자리에 옮겨다 놓고 앉아 일제히 백지에 여러 제물을 조금씩 떠 넣어 싼다. 어떤 집안에선 두 개, 어떤 이는 다섯 개, 그 수는 모두 다르다. 요왕신 몫, 선왕신 몫 외에 집안에 죽은 영혼의 몫을 싸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물을 백지에 싸는 것을 ‘지 싼다’고 한다. 지 싸기가 끝나면 모두 그 ‘지’를 들고 바닷가로 내려가서 던지는데, 이렇게 지를 내던지는 일을 ‘지 아뢴다’고 한다.

[현황]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서는 정월 13일에 영등하르방[할아버지]이 제주도 전역 해안가로 들어와서 우도로 나간다. 영등제를 지낼 때 풍어제도 같이 지내는데, 1월 13일부터 2월 15일까지 약 한달 정도 마을별로 영등제를 지낸다. 온평리에서는 음력 2월 13일~14일에 한다.

영등굿은 영등신을 맞이하여 해산물의 풍년을 기원하는 굿으로, 요왕맞이[용왕맞이]를 하고 파종(把種)하는 모의 농경의례인 ‘씨드림’을 하여 그해의 바다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한다. 영등굿은 어촌계에서 주관한다.

서귀포시 보목동에서는 본향에서 13일에 영등굿을 한다. 영등할망이 나가면 생복 껍데기·소라·조개껍데기가 빈 채로 나뒹군다고 한다. 영등할망은 정월 13일에 들어왔다가 2월 15일에 나간다.

영등제는 2월 12일이 제일(祭日)이다. 사발메로 3개를 준비해 가는데 안팎 두 곳 제단(祭壇)에 올린다. 과일, 채소도 마찬가지로 안팎에 올릴 수 있게 준비한다. 이때 돌래떡, 액막이용 장닭[숫탉], 팔찌라는 무색천·지전(紙錢)·소지를 준비해서 제의 봉행 전날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에 본향당으로 간다.

제는 새벽 2~3시경이 되면 시작하는데, 심방이 신을 청하여 위하고, 신의 뜻을 무점(巫占)을 통해 확인한 다음, 참관한 마을 단골들에게 전달한다.

장구를 치면서 본풀이를 하고, 요령을 들고 춤을 추기도 하며, 신칼과 산판으로 점을 치기도 한다. 다양한 무의로 굿을 하고 나면 쌀을 잡아 한 해의 운을 점치고 액막이를 하고 나서 아침 9~10시경에 돌아온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제주도는 2월 초하루에 영등 할망이 들어오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다. 그러므로 영등신은 바람의 신으로 지독한 혹한의 꽃샘추위를 가져오는 신이다. 제주의 영등달은 그래서 매우 춥다. 영등 할망이 올 때 딸을 데리고 오면 딸과는 사이가 좋아서 날씨가 좋다. 그러나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해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좋지 않은 관계 탓으로 궂은 날씨가 계속된다고 한다. 영등신은 ‘영등할망’으로 대표되지만, 영등신이 여러 식솔을 거느리고 제주에 찾아온다는 속설도 있다. 이때 비옷을 입은 영등우장이 오면 비가 오고, 두터운 솜 외투를 입은 영등이 오면 그해 영등달에는 눈이 많이 오며, 차림이 허술한 영등이 오면 영등달이 유독 날씨가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주의 영등달은 날씨도 춥지만 유독 습기가 많아 빨랫감이 잘 마르지 않고 구더기가 괸다고도 한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