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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1666
한자 民間信仰
이칭/별칭 민속신앙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집필자 문무병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의 민간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온 민속 신앙.

[개설]

서귀포시의 민간신앙은 제주시와 마찬가지로 무속(巫俗)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므로 무속을 통하여 제주 민중의 삶과 죽음의 관념을 지배하는 민중의 생사관(生死觀)과 “천지는 어떻게 창조되었으며, ‘우주의 중심’은 어디인가?”라고 하는 우주관(宇宙觀), “인간을 보살피고 수호·관장하는 신들은 주로 어떤 신들이 있는가?”라고 하는 신관(神觀) 등을 살필 수 있다.

[신앙 대상]

서귀포시 가정신앙의 신앙 대상으로는 성주·문전신·올레신·조왕·안칠성·밧칠성·마귀신·측신·토지신 등이 조사됐다. 가정에서는 정초가 되면 심방을 모시고 마을 주민들이 모여 당제를 지낸다. 본향당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꼭 정월이 아니더라도 가정의 평안과 가족 구성원의 건강 등을 비손하러 찾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에 마을에서는 정포제라고 해서 유교식의 마을제를 지내는데, 이 역시 마을 공동의 안녕은 물론 개인적으로 가족의 안녕까지 빌었던 제의다. 정포제는 집에서 행하는 토신제와 제일이 앞서거나 뒤설 때도 있는데, 토신제는 정월에 격식을 갖추어 신을 맞이하기 위한 제의다. 가정에서는 택일해서 집 뒤 깨끗한 곳에서 제사를 지냈다. 이 제의는 심방·스님·제관 등이 제사를 주관할 수 있는데, 주관자를 정하는 것은 집에 따라 다르다. 정월에 토신제를 지내면서 집안의 다른 가신을 위해 주는 경우도 있다.

2월 초의 영등제는 가정에서 간단히 제물을 올려 봉행하는 형식으로 치러지지 않는다. 대신에 심방을 청해 마을 주민들이 참관하는 굿을 함으로써 영등신을 위하게 되는데, 이 제의에서는 영등신이 풍어·풍농·가축의 다산 등 생업 전반에 걸쳐 복을 가져다주는 신으로 나타난다.

생업과 관련해서, 농사의 풍요를 위해 6월에 지내는 제석할망제가 있고, 마소의 안녕과 증식을 바라는 마음으로 7월에 지내는 백중제가 있다. 이처럼 서귀포에서는 생업과 관련한 가정신앙이 발달되어 나타난다.

한편, 가정 내 좌정하는 신에 대한 제의는, 돌아가신 조상이 자손을 잘 돌봐주십사하는 마음으로 기제사를 지내는데, 이때 올레에 있는 올레신이나 칠성·조왕·측도부인등 다른 가신을 위한다.

[신앙의 형태]

제주의 무속신앙은 서귀포시를 비롯한 제주 전역에서 굿이나 비념, 아니면 제사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의례와 전혀 상관없는 듯한 세시풍속 같은 데서도 무속신앙의 흔적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제주 사람들은 장례가 끝나면 ‘귀양풀이’를 하여 망자의 한을 풀어 주고, 유교식으로 치르는 제사 때에도 먼저 무속신인 문신(門神)을 위한 ‘문전제(門前祭)’를 하며, 부엌에는 조왕신(竈王神)[부엌을 관장해 주는 신]의 제물을 올린다.

그리고 대한(大寒) 5일 후부터 입춘(立春) 3일 전까지의 일주일 동안을 ‘신구간’이라 하는 풍속이 있는데, 신구간은 ‘신구세관(新舊歲官)이 갈리는 기간’이다. 세관은 ‘태세지신(太歲之神)’, 즉 한 해의 인간사를 관장하는 신이다. 신구간에 묵은해의 신들은 임기를 마쳐 하늘로 올라가고, 새로 부임한 신들이 지상에 내려오는 기간이다. 이때는 집안의 모든 일이 신의 권한에서 벗어나는 기간이기 때문에, 변소를 고치거나 집을 수리하거나, 이사를 하여도 재앙이 따르지 않는다. 이처럼 제주의 독특한 풍속이 되고 있는 신구간도 집안의 무속신인 가신(家神)들, 이를테면 문전·조왕·칠성신 등이 없는 틈에 새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집안 단속을 하는 제주인의 무속신앙과 관련되고 있는 것이다.

신구간이 끝나면, 입춘을 맞이하여 옛날에는 관민 합동(官民合同)의 풍농굿으로 입춘 굿놀이가 벌어졌다고 한다. 이 굿은 1924년까지 전승하던 굿으로 탐라국 시대부터 탐라왕이 손수 ‘춘경적전(春耕耤田)’하던 국제(國祭)의 풍습이 전해 내려온 것이다.

그리고 정월이 되면 마을의 수호신에게 신년의 하례를 하고 오곡풍등·육축번성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제가 마을마다 벌어진다. 여성들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신당을 찾아가 심방을 데리고 당굿을 하였고, 남성들은 제관을 정하여 유교식 제사 형식으로서 포제(酺祭)를 하였다.

마을제가 끝나면 집집마다 집안에서 모시는 조상들을 위한 가제를 한다. 문신에게 사업의 번창을 가장의 안녕을 비는 문전제, 부엌의 신에게 집안 살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안주인의 부엌살림을 보살펴 달라고 비는 조왕제(竈王祭), 그리고 ‘고팡[庫房]’의 신이며 부(富)를 가져다주는 사신(蛇神) ‘안칠성’과 뒤뜰에 모시는 곡물을 지켜 주는 사신(蛇神), ‘밧칠성’에게 집안에 부를 일으켜 달라고 비는 칠성제(七星祭), 생업 수호신을 위한 요왕제[龍王祭]·산신제·풀무 고사[冶匠告祀]·칠원성군제(七元星君祭) 등 집안의 가신 신앙은 다양한 형태의 작은 굿으로 치러진다.

[큰쿳의 특징]

제주도의 큰굿은 다양한 무속신앙 체계의 종합이다. 따라서 큰굿을 통하여 제주도 무속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제주도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큰굿의 청신 의례인 ‘초감제’의 ‘날과 국 섬김’은 굿하는 시간과 장소를 신에게 아뢰는 제차이다. 여기에서 보면 굿하는 장소는 우주의 중심이고, 굿하는 시간은 원초적인 시간에서 시작하고 있다. 이는 무속을 통하여 탐라는 본토의 변방이 아니라 ‘세계의 중심’이라는 탐라인의 세계관·우주관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둘째, 제주도가 1만 8천 신들의 고향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제주도의 민간신앙은 다신론적 특징을 지닌다. 신들은 하늘에도 땅에도 있다. 제주 사람들은 굿을 통하여 하늘의 신과 땅의 신들을 불러들여 신들과 더불어 가무오신(歌舞娛神)·신인동락(神人同樂)하면서 풍농을 기원하고 집안의 안녕을 보장받는다. 1만 8천 신들이 저 하늘 ‘옥황’과 ‘저승’, 마을의 신당, 그리고 집안의 안팎에서 저마다 다른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인간을 지켜 주고 있는 것이다.

셋째, 제주도의 무속 신앙 체계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민간 신앙을 내포하고 있다. 그중 특히 제주 무속의 특징을 보여 주는 신앙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먼저 도깨비 신앙을 들 수 있다. 도깨비는 잘 대접하지 않으면 ‘홀연 광증’과 같은 무서운 재앙이 내리는 재앙신(災殃神)이다. 도깨비는 보통 ‘영감신’으로 호칭하는데, 불의 신, 선박의 신, 무역의 신, 기계의 신, 야장신(冶匠神), 부의 신, 목축신, 산신의 성격을 지니며, 잘 먹고 잘 놀고 춤 잘 추는 광대의 신이다. 그리고 돼지고기를 좋아하고 여자를 좋아하여 미모를 탐하는 호색신(好色神)이며, 병을 주고 하루아침에 한 집안을 파멸케 하는 재앙신이다.

제주도에는 사신(蛇神) 신앙이 뿌리 깊다. 서귀포시 토산리의 사신(蛇神) ‘여드레 한집[八日神]’을 가지 갈라다 모시고 제사하는 산남 일대를 신앙권으로 하는 당신앙이다. 그리고 마을마다 일뤠당[七日神堂] 있어 아이의 병을 고쳐 준다는 산육·치병신 신앙이 있다. 아이가 병에 걸리면 “당신이 노한 때문에 걸린 병”이라 하여 ‘허물할망’이라는 당신(堂神)에게 아이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비는 주술적 치료법의 무의신앙(巫醫信仰)이다.

제주도의 풍신(風神) 신앙은 바람을 인격화한 ‘풍신’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계절 제의인 영등굿을 통하여 나타난다. 바람은 농사와 관련되는데, 그러므로 영등신 신앙은 땅과 바다에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일종의 농경 신앙이다. 신의 노여움을 달래면 바람이 그치고, 바람이 그치면 곡식을 풍해로부터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산신(山神) 신앙은 한라산을 신격화하여 당신으로 모시는 당신앙(堂信仰)이다. 한라산신은 마을이 형성되기 이전, 한라산을 떠돌아다니며 사냥을 하던 수렵신이며, 육식 식성을 가진 장수(將帥) 신이다. 대부분이 ‘하로산또’라는 이름을 가진 산신이며 토착신(土着神)이다.

해신(海神) 신앙은 풍어를 가져다 주는 어장의 신 선왕신(船王神), 바다밭[海田]에 해초를 잘 자라게 하는 요왕신[龍王神]을 모시는 신앙이다. 요왕[龍王]은 해녀를 수호하는 신이다. 돈지할망·개할망과 같이 막연한 포구신격(浦口神格)으로 불리는 해신의 신당은 제주도 전역의 해변 마을에 분포되어 있다.

풍수(風水) 신앙은 마을의 설촌(設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라산신들은 좌정처(坐定處)를 찾기 위하여 나침반을 보고 산혈(山穴)·물혈(水穴)을 찾고 장풍(藏風)·득수(得水)하는 풍수사(地官)로서의 능력이 자주 ‘당본풀이(堂神話)’에 나타난다. 이와 같이 풍수신앙은 땅속에 존재하는 지력에 운명을 맡기는 운명 신앙으로 산신신앙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넷째, 마지막으로 제주도의 무속신앙은 제주 사람의 미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굿을 통하여 사람들은 인간계의 모순과 무질서를 바로잡는 기회를 얻게 된다. 신에 대한 믿음에서 병을 고치고 부정과 죽음을 물리치는 것이다.

굿은 이렇게 제주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펼쳐 보인다. 제주 정신의 토대는 제주 사람의 무속적 세계관과 역사와 체험의 정서, 생산 노동의 정서를 통하여 완성된 공동체 신앙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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