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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2024
한자 巫俗飮食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집필자 오영주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당굿을 할 때 신을 위해 차리는 음식.

[개설]

서귀포 지역에서는 신당에서 정해진 날에 심방과 단골들이 모여 당굿과 비념 등 의례를 치른다. 당굿은 본향당과 같은 큰 당에서 신과세·영등제·마불림·시만곡 등 굿판을 벌이다. 당굿의 제물은 신에게 가족이나 마을 공동체의 일상적인 문제를 아뢰어 해결하고 복을 구하는 애절한 심정으로 바치는 정성이다.

비념은 규모가 작은 제의로, 작은 당에서 개인을 상대로 벌이는 개인 굿이다.

[신당 제물]

신당에 바치는 제물은 메·떡·생선·과일·술·안주·폐백이다. 메는 쌀밥이다. 신위의 수가 몇이냐에 따라 멧수가 달라진다. 서열이 높은 신에게는 사발메를 올리고 낮은 신에게는 보시메로 한다. 쌀밥에 숟가락을 꽂아 올린다. 일부 마을에서는 낭푼이 메밥에 숟가락을 신위수 만큼 꽂는다. 생선은 비늘생선으로 주로 말린 옥돔을 쓴다.

과일은 당유자를 많이 쓰고 사과와 배도 많이 올린다. 계란은 한쪽 끝의 껍질을 까서 올린다. 계란의 흰자는 깨끗하여 어린이의 피부병을 낮게 하는 의미로 올린다.

술은 생감주나 오메기술[청주] 또는 고소리술을 올린다. 요즘에는 희석식 소주를 많이 쓴다. 굿떡은 시루떡이 가장 중심이며, 유교식 제례용 떡과는 달리 켜 없는 떡인 백시리[‘굿시리’]와 ‘보시시리’로 쌀가루로 빚은 것이다. 그외 다른 떡으로는 백돌레·메밀돌레·벙거떡·월변·조매떡·정정괴·연주청오물떡·방울떡·고리동반 등이 있으며 반죽을 내어 삶거나 찌는 것이다.

1. 시루떡

쌀가루를 큰 시루에 안쳐 찐 큰 굿에 쓰는 큰 시루떡을 ‘대신시리떡’이라고 부른다. 멥쌀을 씻어 물에 하룻밤 정도 담갔다가 건진 다음 빻아 체에 내려서 고운 가루를 만든다.

일반 시루떡과는 달리 켜를 두지 않고 그대로 시루 모양의 통째로 쪄낸다. 소금과 팥은 신을 쫓아 낸다 하여 쓰지 않는다. 큰굿의 시루떡은 마을에서 경험이 많은 ‘제물할망’을 빌어서 만든다. 부탁받은 제물할망은 7일 전부터 몸이 비리지 않도록 금기 사항을 철저히 지켜 정성을 해야 한다.

큰 시루떡을 ‘대신시리떡’ 또는 ‘낙개시리’라고 하며, 본풀이[굿대본: 신들의 내력을 풀이한 서사시]를 하는 과정에 남자 수심방이 큰 시루떡을 공중으로 던졌다 잡았다 하면서 춤을 추는 ‘낙개시림놀림’을 행한다.

이때 심방들과 일부 참여자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흥을 돕고 이 떡을 빼앗아 갈려고 시도한다. 신을 즐겁게 하기위한 일종의 무희의 행동이다.

작은 굿을 할 때는 작은 시루로 만든 ‘굿시루떡’나 ‘보시시루떡’을 만든다. ‘보시시루떡’은 보시기에 쌀가루를 넣어 만든 것이다. 쌀이 부족할 경우는 백미쌀과 좁쌀을 반반씩 나누어 한 시루에 찌기도 한다.

2. 돌레떡과 월변

‘돌래떡’[또는 ‘도래떡]은 쌀가루 또는 메밀가루로 만든 원판형의 떡이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행하는 공동 부락 무속제와 개인이 행하는 무속 의례에 신들을 대접하기 위한 진설 음식 중에 가장 흔한 떡이 돌래떡이다.

정성을 상징하는 떡이라 1만8천신이 거의 다 응감한다고 해서 지금도 굿을 하거나 본향당에 빌러갈 때 꼭 준비한다. 멥쌀로 만든 것을 ‘흰돌레’, 좁쌀로 만든 것을 ‘조돌레’, 보리로 한 것은 ‘보리돌레’라고 한다.

도래떡보다 조금 적고 얇게 만든 떡을 ‘월변’이라고 하며 쌀가루로 만든다.

3. 좀메떡과 칼외성

‘좀매떡’[또는 ‘손내성’]은 아기의 손바닥만큼의 타원형 떡이다. 쌀가루를 달걀 모양으로 빚은 다음, 한 손에 놓고 다른 한쪽 손의 등으로 눌러 들어가게 모양을 낸다. 다음에 삶거나 징에다 올려놓고 쪄서 만든다.

손에서 만든다 해서 ‘손내성’, 아기가 손을 오므릴 때 ‘좀매 좀매’ 한다 해서 ‘좀매떡’이라 한다. ‘칼외성’은 평형 사변형 모양의 메밀떡이다.

4. 고리동반

제주도 무당굿의 ‘이공본풀이’에 나오는 ‘원강암이’의 무덤과 환생을 상징하는 무속제물로 심방이 굿을 할 때 큰 제상에 올리 상징적[자손 번창, 환생, 치병, 부귀영화]인 떡이다.

고리동반은 벙거떡과 방울떡, 정정괴 등 세 가지 떡과 너울지, 그리고 청대잎으로 구성된다. 벙거떡은 메밀가루를 끓는 물에 익반죽 한 주먹 크기의 덩어리를 떼어내어 돌하르방 벙거지모자 모양으로 떡을 빚는다.

[굿떡과 금기]

부락굿은 마을의 풍요와 이로움을 기원하고, 개인굿은 가정의 질병 치유, 풍족한 식생활, 무병장수, 자손 번창을 기원한다.

제물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신이 응감하지 않는다고 믿었으며, 부정한 음식을 먹거나 부정한 행동을 하면 오히려 신으로부터 심한 벌을 받게 되는 걸로 알았다. 때문에 굿떡을 만들 때는 부정(不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먹는 것에 따라 부정의 정도가 다른데, 고양이고기를 먹으면 9년, 말고기 7년, 개고기 3개월, 돼지고기 1일, 비늘 없는 생선 1일 동안 ‘부정탄다’고 한다.

그 외에도 남자와 동침, 환자 문병, 상가집 출입, 싸움, 욕질, 몸에 상처가 나서 피를 흘리는 것 등도 부정하므로 굿떡 준비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굿떡 중에서 시루떡은 가장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므로 시루 취급시에 다음 금기사항을 지켜야 한다.

o시루에 안칠 때 그 집안에 임신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떡을 찌어야지 그 사람 놔두고 딴 사람이 찌면 떡이 설익는다.

o임신한 사람은 시루를 들고 다니지 않는다.

o시루를 앉혀서 김 오르기 전에 딴 사람이 들어오면 떡이 설익는다.

o시루는 젊은 여자가 씻지 않는다.

o떡 시루가 조각조각 깨뜨려지면 그 집안에 가슴 찢어질 일 생긴다.

o매가 앉았던 자리에는 시루를 엎어 둔다.

그 외에 금기사항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o소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o떡을 자를 때 칼을 사용하지 않고 대나무 칼을 사용해야 하며, 특히 고기를 자를 때는 명주실을 사용하여 톱질하듯이 자른다.

o날것을 제물로 사용하지 않는다.

o제물을 준비하여 당에 찾아갈 때는 앞만 보고, 아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말을 하면 차린 음식도 부정해지고 마음이 해이해져서 정성이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o당신(堂神)을 찾아 갈 때에는 최소한 5일 정성은 해야 한다.

o떡을 만들 때는 만들면서 맛보지 않고, 남자들은 얼씬거리지 않는다.

[모돔떡점]

정월 대보름이 되면 동네 아낙네들이 끼리끼리 모여 시루떡[‘모돔떡’]을 쪄서 한 해의 신수를 점 처보고 액막이를 하는 점풀이이다.

각자 쌀을 조금씩 지참해서 정해진 집에서 모여 떡가루를 빻고 한 시루에다 떡을 찐다. 이때 자기의 몫에 해당하는 떡가루 밑에 본인의 이름과 연령을 적어 둔 종이를 깔고 떡을 찐다. 떡이 다 되면 꺼내어 잘 익고 설익은 정도를 서로 비교하여 그 해의 길흉을 점친다. 설익은 떡은 한해의 운이 흉하다고 생각하여 먹지 않고 당사자가 직접 삼세갈래나 다섯 갈래의 길 한 복판에다 내다 버린다. 불운이 오는 길을 떡으로 막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새 집을 지어 이사 갔을 때도 시루떡을 지어 길흉을 판단한다. 그 집의 조왕할망에게 신고하고 길흉을 물어보는 의례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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