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6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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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立春 |
이칭/별칭 | 새 철 드는 날,새 쩔 드는 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좌동렬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한 해를 24절기로 나눈 첫 번째 절기.
[개설]
입춘은 새해의 첫 절기[양력 2월 4~5일경]이며 서귀포 지역에서는 ‘새 철 드는 날’이라고 부르며, 입춘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에 금기하는 일들이 많다. 조선 시대에는 제주 전 지역 무당들이 모여 입춘굿을 하며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례가 있었다. 입춘날이 되면 대문이나 기둥에 입춘축을 써서 붙여 한해의 복을 기원한다.
[연원 및 변천]
입춘은 24절기 중 하나로 양력으로는 2월 4~5일경이다. 동양에서는 이 날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하며, 옛 중국에서는 입춘 15일 간을 5일씩 나누어 첫 5일은 언 땅을 녹이고, 다음 5일은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마지막 5일은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하였다.
[절차]
제주에서는 입춘날이 되면 ‘탐라국 입춘굿 놀이’라 하여 관민 합동으로 큰 입춘굿을 벌인다. 입춘 전날 나무로 소를 만들어 제주시청 앞에서 관덕정까지 행진하는 ‘낭쉐몰이’가 이루어지는데, 다음날부터 관덕정에서 입춘굿을 하며 도민들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한다.
이 입춘굿에 대한 기록은, 1841년(헌종 7) 이원조(李源祚)가 쓴 『탐라록(耽羅錄)』의 「입춘일념운(立春日拈韻)」에 나타나 있다. “24일 입춘날 호장은 관복을 갖추고 나무로 만든 소가 끄는 쟁기를 잡고 가면 양쪽에 어린 기생이 부채를 들고 흔든다. 이를 ‘소몰이’라 한다. 심방 무리들은 활기차게 북을 치며 앞에서 인도하는데 먼저 객사로부터 차례로 관덕정 마당으로 들어와서 ‘밭을 가는 모양’을 흉내 내었다. 이날은 본 관아에서 음식을 차려 대접하였다. 이것은 탐라왕이 ‘적전’하는 풍속이 이어져 내려온 것을 말한다.”고 한 것이다.
이 입춘굿 놀이는 제주의 가장 큰 전래 민속 축제 가운데 하나로 발전되었는데, 일제 강점기 ‘문화말살정책’으로 그 전승이 중단되었던 것을 지난 1999년 제주시에서 이를 복원하여 현재까지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2년 2월 3일부터 1박 2일간 ‘2012 탐라국 입춘굿 놀이 축제’가 개최되었는데, 축제 첫날에는 제장 울림과 낭쉐코사 및 몰이, 대동놀이가 이어졌고, 다음 날에 비로소 본 굿이 시작되었다. 거리 걸궁·입춘 굿·탈굿 등이 중심이 된 본 굿과 더불어 많은 부대행사와 전통문화 체험한마당이 벌어져 제주의 전래 민속 문화를 계승하고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서귀포 지역에서는 입춘날이 되면 새해가 시작되었다 하여 쌀밥을 해 먹고 집안에 입춘축을 써서 붙인다. 입춘날 여자가 남의 집에 가는 것을 금하는데, 이는 여자가 찾아간 집에는 그 해 밭에 김이 무성하게 되어 농사가 안된다고 한다.
수염이 많은 사람이 남의 집을 방문하는 것 또한 금하는데, 수염이 무성한 것처럼 밭에 김이 무성하게 된다고 하며, 털 돋은 짐승이 이 날 집안으로 들어오면 그 해 밭에 김이 무성하다고 한다. 반대로 입춘날 상주를 보면 그 해 운수가 대통하다고 믿는다.
입춘날 여자들이 물들인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도 금한다. 입춘날 보리밭에 가서 보리 세 개를 뽑아 뿌리가닥을 보고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보리뿌리가 세 개 이상이면 풍년이 될 것이라 하고, 뿌리가 하나이면 흉년이 된다고 한다.
입춘날 새끼를 꼬면 집에 뱀이 많이 나타난다고 하며, 바느질을 하면 바다에서 독가시치에 찔리게 된다고 한다. 입춘날 물건을 사고 팔면 일 년 내내 쓸데없는 지출을 하게 되어 손해를 본다고 하고, 입춘날 바람이 불면 일 년 내내 바람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