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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1616
한자 歲時風俗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집필자 좌동렬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지역에서 절기에 따라 행해지는 생활 풍속.

[개설]

세시(歲時)는 자연의 주기이며 농사의 주기이다. 세시 풍속은 절기에 따라 신앙과 생산의 공동체가 절후에 맞게 치르는 명절·의식·놀이의 관습으로, 세시 풍속은 한 지역의 생업·역사·사회를 반영한다. 서귀포 지역은 섬이라는 지역적 특색으로 타 지역과 다른 세시 풍속들이 존재한다.

[내용]

1. 정월 세시 풍속

정월은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달이므로 한 해의 안녕과 무사, 풍요를 기원하는 세시가 많이 행해지는 달이다.

1) 설날

서귀포 지역에서는 1월 1일을 ‘멩질’ 또는 ‘정월멩질’이라 한다. 설은 양력으로 지내는 집안과, 음력으로 지내는 집안으로 나뉜다. 양력 명절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최근까지도 양력으로 설을 지내는 집안들이 많다.

명절날이 되면 오촌 이내의 일가친척들이 모여 순번을 정하여 친척집을 돌며 명절을 지내는데, 이를 “멩질 먹으레 간다”[명절 지낸다]고 말한다. 이렇게 친척집의 명절을 돌고난 뒤 마지막으로 장손집에 모두 모여 명절을 지내는데, 이를 ‘도제(都祭)’라고 한다. 장손집에서 명절을 지낼 때쯤이면 날이 어두워져 불을 켜고 명절을 지내기도 한다.

2) 마을 포제

포제는 정월 첫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에 포제단[신에게 액을 막고 복을 줄 것을 빌던 제단]에서 지내는 유교식 마을제를 말한다. 포제는 마을의 남자들에 의해서 진행되는데, 포제의 제관으로 뽑힌 사람들은 사흘 동안 합숙을 하며 정성을 드린다. 이 기간에는 동물의 시체나 사람이 죽어 초상을 지내는 곳, 더러운 곳에 가거나 더러운 것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개고기나 말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며 부부간의 잠자리도 금지한다.

제물 마련은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하고, 음식 준비는 이장 댁에서 한다. 희생으로는 검은 돼지의 내장을 빼고 통째로 올린다. 여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

3) 당굿 신과세제

신과세제란, 마을 본향당의 신에게 신년 인사를 드리는 굿이다. 신과세제는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 사이에 지낸다. 본향당에서 신과세제를 지내는 날 아침이면 여성들이 제물을 준비하고 본향당으로 모인다. 심방들이 굿을 하고 나면 한 해의 운수를 쌀점으로 보아 준다. 신과세제의 내용은 한 해 동안 마을의 안녕과 생업의 풍요 등을 기원하며, 참가한 마을 각호의 가내 평안과 번창을 빌어 준다. 이날 다른 마을로 시집간 사람들도 제물을 준비하여 찾아오며, 외국으로 나가 있어 직접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제물 준비를 부탁하여 올리거나 돈을 올려 집안의 평안을 빈다.

4) 대보름 떡점

서귀포 지역에서는 대보름날이 되면 시루떡을 쪄서 그 해의 운수를 점치는데, 이를 ‘떡점’이라 한다. 시루떡에 켜켜이 식구 이름을 써 넣고 떡을 찌는데, 시루떡이 쪄진 것을 보아 그 사람의 한 해 운수를 점친다. 떡이 잘 익으면 운수가 좋을 것이라 하고, 떡이 잘 익지 않아 갈라지면 운수가 나쁠 것이라 한다. 식구 중 떡이 잘 익지 않은 사람은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세 갈래 길에 갖다 버리는데, 그걸 보고 놀란 사람에게 액이 모두 옮겨 간다고 믿는다.

5) 입춘

서귀포 지역에서는 입춘을 ‘새 철 드는 날’이라고 말한다. 이날은 쌀밥을 해서 먹으며 입춘축을 써서 대문·마루·고방·부엌·외양간 등에 붙인다. 입춘날 보리밭에 가서 보리를 뽑아 보고 한 해의 풍흉을 점치는데, 보리 뿌리가 하나이면 흉년이 되고, 보리 뿌리가 셋이면 풍년이 든다고 믿는다. 입춘날에는 일을 하지 말고 놀아야 한다고 하는데, 짚으로 새끼를 꼬면 그해 집에 뱀이 많이 나타난다고 하며, 여자가 이 날 바느질을 하면 바다에 물질 갔다가 쑥감펭[솔치]에 찔려 고생한다는 속설이 있다.

6) 신구간

서귀포 지역에서는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2일까지 약 7일간을 신구간이라 한다. 이 기간에는 지상에 있는 신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 버린 시기이므로, 인간은 신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평소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사나 묘지 손질, 그리고 변소 수리나 집 수리 등을 한다. 신구간을 이용해 이사와 집 수리를 하는 이유는 이 기간이 제주에서 가장 추운 시기로, 이사나 집 수리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한기를 이용하여 중요한 일들을 하려 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2. 2월 세시 풍속

서귀포 지역에서 2월은 영등달로 바람이 방향을 바꾸는 시기이므로, 바다에 배를 띄워 항해하는 일을 금한다. 바다를 생업으로 삼는 어부와 해녀들은 굿을 하며 한 해의 무사와 풍요를 기원한다.

1) 영등굿

서귀포 지역에서는 2월에는 집안에서 빨래에 풀을 먹이지 않는다. 만약 풀을 먹이면 집안에 벌레가 생긴다고 한다. 영등신을 ‘영등할망’이라 하며 영등신이 들어와 있는 동안 날씨가 좋으면 딸을 데리고 왔다 하고, 날씨가 나쁘면 며느리를 데리고 왔다고 말한다.

영등신은 음력 2월 초하루가 되면 제주 섬으로 들어오고 15일이 되면 우도로 해서 섬을 떠나는데, 영등신이 들어올 때는 ‘영등 환영제’를 하고 영등신이 떠날 때는 ‘영등 송별제’를 한다. 영등신이 들어와서 제주 섬을 돌면서 들판에는 오곡의 씨앗을 뿌려 주고 바다에는 해산물의 씨앗을 뿌려 준다. 영등신이 섬에 들어와 있는 동안에는 배가 항해하는 것을 금한다. 영등굿을 할 때 해녀들은 바다에 좁쌀을 뿌리며 해산물의 풍요를 기원한다.

2) 방애불 놓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2월이 되어 땅에 눈이 녹으면 목장에 불을 붙여 묵은 해의 풀과 진드기 등을 죽인다. 이를 ‘방애불’이라 하며, 방애불을 붙여야만 새해의 고운 풀을 우마가 먹을 수 있고 우마의 진드기를 없앨 수 있다. 봄철 목장에 불을 붙이던 ‘방애불 놓기’를 축제화한 것이 ‘새별오름 들불축제’이다.

3. 3월 세시 풍속

1) 묘제[時祭]

서귀포 지역에서 묘제란 이미 지제(止祭)된 조상들을 위한 제의로, 정유(丁酉)일이나 정사(丁巳)일에 선묘에 가서 지낸다. 제주의 경우 선묘는 입도(入島)묘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묘제에 필요한 경비는 종중전(宗中田)을 사들이고 소작료 등을 확보하는 게 상례이나 집집마다 추렴하여 경비를 마련하여 충당하는 경우도 있다. 묘제를 통해 친족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고 조상의 음덕을 기린다.

2) 한식과 청명

한식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청명과 같은 날이거나 후일로 잡는다. 이날을 특히 명절로 삼지는 않지만, 집안에 따라서는 ‘문전멩질’이라 하여 해 뜨기 전에 간단히 제사를 지낸다. 모든 제물은 전날 마련해 둔 찬 음식을 제사상에 올리며 찬 음식을 먹는다. 이날 성묘를 하며 산소를 보수할 데가 있으면 손질한다. 한식날은 현인(賢人) 개자추(介子推)가 불에 타서 죽은 날이라 한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한식명절을 금지시키면서 새벽에 간단히 제사를 지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청명은 동티가 없는 날이라 하여 겨울 동안 돌보지 못한 산소를 돌아보고 손질한다. 청명날 날씨가 너무 맑으면 그 해는 흉년이 들고 날씨가 흐리고 어두워야 풍년이 든다고 한다.

3) 고사리 꺾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3월 보름부터 4월 보름 사이에 고사리를 꺾는다. 꺾은 고사리는 살짝 삶아 말려 두었다가 명절이나 제사 때 고사리나물을 만들어 상에 올린다. 집에서 쓸 만큼의 고사리를 남겨 두고 친척집이나 친하게 지내는 집에 나눠 주거나 판다. 일상 음식으로 돼지뼈 삶은 물에 고사리를 넣은 ‘고사리 육개장’을 만들어 먹는다.

4) 미역해경

서귀포 지역에서 해녀들은 3월이 되면 날을 정해 겨울 동안 키운 미역을 캐기 시작하는데, 이를 ‘메역해경’ 또는 ‘메역해체’라고 한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바다로 나아가 미역을 캐며, 각자 캔 미역을 말려서 먹을 것을 남기고 수협이나 상인에게 판다. 요즘은 양식미역에 밀려 채취와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4. 4월 세시 풍속

1) 초파일[부처님오신날] 연등 달기

서귀포 지역에서 불교 신자들은 음력 4월 8일 절을 찾아가 등을 달고 불공을 드린다. 이날 절에서는 신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절을 찾은 모든 사람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2)초파일[부처님오신날] 머리 깎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초파일에 아기의 뱃속 머리를 깎아 주면 머리칼이 검어지고 잘 자란다고 한다. 과거 절에 가서 주지승에게 아기의 머리를 깎아 달라고 하여 자른 머리카락을 받았다고 하며, 대나무에 끼운 무쇠칼로 깎았다.

5. 5월 세시 풍속

1) 단옷날 백초 캐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단옷날 백 가지 풀을 뜯어다 처마 밑에 걸어 말려 두면 만병을 고치는 약이 된다고 믿는다. 말린 풀은 아기를 낳은 산모의 약으로 사용하고 태어난 아기의 목욕물에도 사용된다. 그 외의 질병에도 백 가지 약초를 달인 물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고 한다.

2) 개역[미숫가루] 만들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보리를 수확하고 나서 비가 오는 날에는 밭일을 할 수 없으므로 무쇠 솥두껑에 보리를 볶아 가루를 내어 개역을 만든다. 개역은 여름철 간식이 되는데, 살짝 변해 가는 보리밥에 비벼 먹거나 물에 타서 먹기도 하며 가루를 들고 다니면서 먹기도 한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물에 타서 먹으면 더위를 식히고 배를 든든하게 해 주는 좋은 여름철 음식이다.

3) 쉰다리 만들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여름철 쉽게 변해 가는 보리밥에 누룩을 넣어 발효 시켜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를 순다리[쉰다리]라고 한다. 순다리는 술이 되기 바로 전 단계로, 맛은 달콤하고 새콤하다. 일꾼들을 모아 일을 하는 날에는 미리 준비하여 나눠 먹는다. 유산균 음료라 하여 근래에도 많이 만들어 먹는다.

6. 6월 세시 풍속

1) 밧리는 고사[밭 밟는 고사]

서귀포 지역에서는 여름철 좁씨를 파종한 뒤 우마(牛馬)의 발로 밭을 단단하게 밟아 준다. 밭 주인은 밭밟기를 하기 전에 쌀밥과 구운 생선을 준비하여 그날 밭 밟는 우마가 무사하기를 기원하고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며 ‘제석할망’[농경의 여신]에게 ‘밭 밟는 고사’를 지낸다. 밭을 밟은 때 수십 마리의 우마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부르는 노래를 「밧리는 소리」라고 하며 지금까지 전승된다.

2) 메밀 파종[모 갈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음력 6월이 되면 메밀 파종을 한다. 메밀 파종은 여름철에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 하므로 농부들은 전날 밤 밭에 가서 잠을 자고 다음날 새벽 더워지기 전에 밭을 갈고 씨를 뿌린다. 이날 농부의 식사는 밀가루나 메밀가루로 만든 수제비로 이를 먹어야 메밀 농사가 잘된다는 속신이 있다.

3) 닭 잡아 먹는 날[ 잡아 먹는 날]

서귀포 지역에서는 음력 6월 20일 집집마다 닭을 삶아 백숙으로 먹고 그 국물에 쌀을 넣어 죽을 쑤어 먹는다. 어린 아이에게 회충이 많으면 앵두나무 가지와 황토물을 한 사발 같이 넣어 삶아 먹여서 회충을 없앤다고 한다. 중병으로 허약한 사람에게는 오골계를 삶아 먹이고, 부인병으로 몸이 허약한 사람은 황계[붉은 닭]에 마늘·지네·백도라지를 같이 넣어 죽을 쑤어 먹인다. 속신에는, 여자는 수탉을 먹어야 좋고 남자는 암탉을 먹어야 좋다고 한다.

4) 꿩 사냥

서귀포 지역에서는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이 조를 이루어 꿩 사냥을 한다. 여름철이 되면 꿩이 털갈이를 하여 멀리 날지 못하기 때문에 꿩을 쉽게 잡을 수 있다. 꿩 사냥은 오름 위에서 망을 보는 사람과 꿩을 쫓는 개가 서로 팀을 이루는데 오름 위 높은 곳에서 꿩이 날아가는 방향을 본 사람은 개에게 그 방향을 알려주고 쫓아가 잡게 한다. 그날 잡은 꿩은 한데 모아 서로 나누는데, 개에게도 사람 한 몫의 꿩고기를 나눠 준다.

7. 7월 세시 풍속

1) 칠월칠석

칠월칠석날 밤에 견우와 직녀가 만나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이날 밤에는 비가 내린다는 전설이 있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이날을 ‘임금 대왕 돌아가신 날’이라 하며 이날 비가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속신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임금은 광해군이며, 광해군이 제주에 유배 와서 죽은 달이 7월이기 때문에 이런 속신이 생긴 것으로 본다. 광해군이 죽은 날은 7월 1일이다.

2) 백중 물맞이

서귀포 지역에서는 백중날 바닷가 절벽이나 계곡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신경통·관절염·윗병·허릿병은 물론, 겨울철 감기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백중날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은 약물이라 하여 그 물을 받아 먹는다. 계곡이 없는 해안 마을에서는 바닷물에 목욕하는데, 이날 목욕을 하면 피부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3) 백중제[테우리 코]

서귀포 지역에서 목축을 하는 사람들은 음력 7월 14일 밤 자시(子時)에 목장으로 가서 우마의 번성을 기원하는 백중제를 지낸다. 백중제의 제물은 삶은 닭·밀가루빵·떡·과일·구운 생선·밥·나물 등을 준비한다. 목동[테우리]의 신(神)에게 드리는 제사로 우마의 무사와 번성을 기원한다.

4) 마불림제

서귀포 지역에서는 7월 13일부터 14일 사이에 마을 본향당에서 신의 옷에 묻은 곰팡이를 없애는 ‘마불림제’를 지낸다. ‘마’란 곰팡이를 이르는 말이며 ‘불림’이란 날려 없앤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마불림제란 곧 ‘곰팡이를 없애는 굿’이다.

5) 갈옷 만들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음력 7월 7일부터 15일 사이에 풋감을 따서 빻아 즙을 낸 후 옷감에 적셔 햇볕에 말리는 감물들이기를 한다. 이 시기에는 풋감의 즙이 가장 많을 때이고 날씨가 무더워 감즙을 먹인 옷감의 색깔이 곱게 물들여진다. 감즙을 먹인 옷감은 첫날에는 밤에 밖에 널어 이슬을 맞게 하고, 다음날부터는 물에 적셔 말리기를 3~4일 계속하는데, 그 과정에서 감즙의 붉은 색이 점점 짙어진다. 갈옷은 땀을 흡수하므로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아 여름철에 시원하며, 옷감이 질겨져서 오래 입을 수 있었으므로 노동복으로 많이 입었다.

8. 8월 세시 풍속

1) 모둠 벌초

서귀포 지역에서는 음력 8월 1일부터 추석 전까지 조상의 묘에 가서 벌초를 한다. 8월 1일 날은 가문별로 모여 조상의 산소에 가서 벌초하는데, 이를 모둠벌초라고 한다. 이날은 객지에 나가 있는 후손들도 모두 참석한다. 벌초를 하면서 산소를 돌아보기 때문에 명절에 따로 성묘를 가지 않는다. 참석치 못할 경우에는 일정액의 경비를 보낸다.

2) 추석[추석멩질]

음력 8월 15일 추석에는 집집마다 음식을 마련하여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다. 문헌에 의하면, 서귀포 지역에서는 추석날에는 조리희(照里戱)라 하는 줄다리기놀이와 포계(捕鷄)라고 하는 닭잡기놀이를 하였다고 한다. 또 추석날에는 친척집을 돌며 명절을 지내는데 이를 ‘멩질 먹는다’고 한다. 추석날 밤에 달이 밝으니 밖에 모여서 남자들은 무릎싸움[싸움]을 하고, 여자들은 강강술래[꼼짝꼼짝 고사리꼼짝] 놀이를 한다.

9. 9월 세시 풍속

1) 동백기름짜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동백열매를 주워 기름을 짜둔다. 기름은 위장병·결핵·천식 등의 약으로 복용하거나 머리에 바르며 음식의 양념으로 사용한다.

2). 낙인고사[낙인코]

서귀포 지역에서는 방목하는 마소의 엉덩이에 쇠를 달구어 찍어 소유를 표시하는 것을 낙인이라 한다. 낙인은 봄에 하는 사람과 가을에 하는 사람이 있다. 소는 방목을 하기 전에 봄에 낙인을 하고 말은 겨울에도 방목을 하므로 가을에 낙인을 한다. 일반적으로 가을에 하는 낙인이 상처가 쉽게 아물어 더욱 좋다고 한다. 낙인을 하기 전에 준비된 음식과 그날 사용할 낙인과 밧줄을 같이 올려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낙인코’라고 한다. 낙인으로 인한 상처가 덧나지 않기를 빌고 우마의 번성을 기원하는 제사이다.

3) 귀표고사[귀패]

서귀포 지역에서는 낙인하는 날 마소의 귀를 찢거나 잘라 내어 표시하는 귀표를 같이 한다. 귀표할 때 잘라 낸 귀 조각을 구워 제사 지내는 것을 ‘귀표코’라고 한다.

4) 추렴

서귀포 지역에서는 9~10월에 말고기가 가장 맛이 좋을 때이므로 몇몇 사람이 모여 말을 잡아 고기를 나눠 먹는다. 말고기를 먹으면 겨울철 감기를 예방하고 잡귀를 멀리 쫒는다 하여 가을철에 추렴하여 먹는다.

10. 10월 세시 풍속

1) 시만국대제[혹은 신만곡대제(新萬穀大祭)]

서귀포 지역에서 곡식을 추수하고 나서 감사를 드리는 추수 감사제이다. 비교적 간단히 지내는 굿으로, 갓 베어 온 이삭과 줄기를 통째로 올리거나 또는 수확한 햇곡식을 윗부분으로 떠서 올린다. 이는 한 해 농사의 풍요를 신에게 감사드리는 제의이다.

11. 11월 세시 풍속

1) 동지팥죽

서귀포 지역에서는 애기[초순]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고 종[종순]동지에는 팥죽을 쑨다. 11월 초에 동지가 들면 애기동지라고 하여 팥죽을 먹지 않는다. 동짓날 팥죽을 쑤어 집 어귀나 골목길에 뿌리면 액막이가 되어 잡귀가 접근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짓날의 날씨로 점을 치는데 날씨가 따뜻하면 다음 해에 질병이 많을 것이라 하고, 동짓날 눈이 많이 쌓이면 다음 해 보리농사가 풍년이 된다고 한다.

12. 12월 세시 풍속

1) 장 담그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10월에 메주를 만들고 11월 보름이 지나 12월 중에 장을 담근다. 정월에는 장을 담지는 않는다. 장을 담을 때는 돼지날[亥日]·말날[午日]·닭날[酉日]·개날[戌日]·토끼날[卯日]은 좋다 하고, 용날[辰日]·소날[丑日]·뱀날[巳日]·범날[寅日]에 담으면 좋지 않다고 한다.

2) 엿 만들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좁쌀밥에 엿기름을 넣어 삭힌 후 건더기를 건져내 버리고 국물만 솥에 넣어 약한 불에 오랜 시간 졸여 엿[조청]을 만든다. 이때 필요에 따라 마늘이나 돼지고기·꿩·닭 등을 넣는다. 엿을 만들 때 넣는 재료에 따라 질병 치료약으로 이용하였다. 엿은 몸보신을 위해 먹기도 하지만 피부의 종기 치료약으로도 사용하였다.

3) 지붕 잇기

서귀포 지역에서는 초가지붕의 헌 띠를 걷어 내고 새 띠로 덮어주는 일을 한다. 이 일은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므로 이웃과 더불어 수눌음[품앗이]으로 한다. 띠밭[새왓]에서 띠를 베어다 말려서 지붕에 덮고 줄을 꼬아 가로 세로로 엮어 맨다. 초가지붕은 1년~2년마다 새로 덮어 주어야 한다.

[의의와 평가]

세시 풍속은 일상생활에서 계절에 맞추어 관습적으로 되풀이하는 민속으로, 음력의 월별 24절기와 명절로 구분하여 행해졌다. 서귀포 지역에서 오랜 동안 행해져 온 세시 풍속은 오늘날에 와서 행해지지 않는 것도 많으나, 예로부터 집집마다 민족적 관습에 따라 전승되었고, 또 서귀포 지역 특성을 살린 고유의 풍속을 유지하며 다 같이 즐기는 미풍양속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잘 보존·전승시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수정이력]
콘텐츠 수정이력
수정일 제목 내용
2018.08.27 법정공휴일 명칭 변경 석가탄신일->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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