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1646
한자 婚禮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집필자 현승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혼례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성년이 된 남녀가 혼인할 때 치르는 의례.

[개설]

혼례(婚禮)는 사람의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 혼인할 때 신랑 쪽에서 신부 쪽에 구혼을 하고, 신부 쪽에서 허혼의 의사가 있으면 신부의 사주를 신랑 쪽에 건네준다.

신랑 댁에서는 택일을 하여 혼인 날짜를 신부댁에 전달하고, 혼인날에는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곧장 신랑 댁으로 온다.

이것은 육지에서 행해지는 납채(納采)와 친영(親迎) 풍습과 반대이며, 게다가 서귀포시 혼례에는 육지부에서 행해지는 전안례(奠雁禮)와 교배례(交拜禮), 합근례(合巹禮)가 없다.

[절차]

신랑 집에서 중매를 통해 신부 집에 혼인할 의사를 알리며, 신부 부친이 신부의 사주를 적어 중매를 통해 신랑 부친에게 전한다. 신랑 부친은 이를 정시에게 보여 택일을 한다. 혼인 날짜를 적은 택일 서를 막편지라 하는데, 이를 신부 댁에 전하면 약혼으로 인정된다.

그로부터 잔치 준비를 하는데, 잔칫날이 가까워지면 신랑 집에서는 음식을 준비하여 신부 집으로 보낸다. 이를 이버지라 하며, 신부 집에서는 이를 토대로 약간의 음식을 더 붙여 잔치를 치르게 된다.

잔치 첫째 날은 돼지를 잡는데, 마을 사람과 친족들이 모여 잔치에 쓸 고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 날은 친가와 외가 친족들이 축하하러 모여 가문잔치를 한다. 셋째 날은 신랑이 신부를 데려오는 본 잔치 날이고, 넷째 날은 신랑 부친이 신랑과 신부를 데리고 신부 댁을 찾아가 신부 댁 사돈잔치를 하게 되는데 이를 재행이라고 한다. 신랑과 신부는 신부 댁에서 잠을 자고 다섯째 날은 신부 부친이 신랑과 신부를 데리고 신랑 댁을 찾아가 신랑 댁 사돈잔치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혼례는 끝난다.

서귀포시의 혼례는 생활이 요즘처럼 윤택하지 못할 때 단순했다. 양가 부친이 동의하면 신랑 댁에서 이바지를 준비하여 신부 댁으로 가서 신부를 데리고 오면 그것으로 끝났다. 신부는 혼례 다음 날부터 첫 아이를 낳을 때까지 친정을 자유로 드나들 수 있다.

[현황]

근래는 5일 잔치에서 3일 잔치로 줄었다. 이것도 집에서 잔치를 하는 경우에 한한다. 집에서 치르던 혼례가 결혼식장에서 치르게 되고, 사돈잔치까지 식당에서 치러지면서 잔치는 당일치기로 행해진다. 신랑집에서 사돈잔치를 치르고 첫날밤을 지내던 풍습도 교통 여건에 따라 제주시의 호텔에서 지낸다. 신혼여행 제도의 유입으로 이것 역시 당일 항공편으로 여행길에 오르는 일이 많아졌다. 신랑과 신부가 없으니 혼례는 당일로 끝나게 된다.

이바지 제도는 돈으로 대신하게 되었으며, 부모가 신랑과 신부를 위해 준비하는 예물 역시 돈으로 주어 신랑·신부가 마음에 드는 것으로 구입하게 하고 있다. 또한 동네 하인이 없어지면서 하인이 하는 심부름을 근친이 대행하게 되었다. 이처럼 서귀포시의 혼례는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육지부의 함과 같은 것으로 홍세함이 있으며 이 안에 혼서지와 광목이나 무명 등을 넣는다. 신랑이 신부 댁을 향하여 출발하기 전 홍세함을 놓고 문전제를 지내며, 상객이 이를 들고 신부 댁에 가면 받아들이기 전 문전고사를 지낸다.

또한 신부나 신랑이 상을 받을 때, 먼저 상 위의 음식을 밥주발 뚜껑에 조금씩 떠 상 아래에 놓은 뒤 식사를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홍세함을 쌌던 홍세포를 본향당에 가지고 가서 태우기도 한다. 이는 무속적 요소로 코시(告祀)의 의미가 있다.

신부를 맞이하면 초야를 치르고 난 후, 신부가 시누이와 함께 잠을 자기도 하는데 집안 식구들과 거리감을 좁히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보통의 관혼상제 가운데서도 가장 그 절차가 중시되는 것은 바로 혼례와 상례이다. 혼례와 상례를 ‘큰 일’이라 하여 미리 그와 관련된 준비를 철저히 하게 된다.

특히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마을에서는 혼례가 비록 신식 예식 절차에 따른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전통적인 절차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최근의 추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서귀포를 비롯한 제주 지역의 혼례 풍습은 매우 이원적이어서 노년층에서 전통적인 유교식 절차를 고집하면, 일정 정도는 젊은 층에서 수용하기도 한다.

반면에 젊은 층에서 결혼식장, 피로연 등에서 새로운 절차를 원하면 노년층에서는 이를 암묵적으로 허용하여 의식에 따른 행위의 보수성과 새로운 방식을 수용하는 데 따른 진보성이 함께 공존하는 혼례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