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A03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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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병구 |
덕관 스님은 미륵세계사가 처한 환경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었다.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면 ‘문화재 보호법, 국립공원법, 자연녹지법’ 등의 적용을 받는단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폐사지로 남아 있는 각 곳의 도량 복원이 상당히 어렵기에 신앙의 공간으로 거듭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폐사지에 남아 있는 불교문화재에 대한 관리도 자연스레 부실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즉 미륵리사지의 문화재도 진즉에 세계사라는 허름한 절집이 있었기에 이나마 보존이 잘 된 경우에 속한다고 하였다. 이곳에 사람이 상주하면서 미륵부처님을 비롯한 문화재를 청소하고 관리하였기에 보존이 가능하였다고 한다. 문화재 보호법에 의거하여 사적지로 지정된 곳에서 모든 사찰을 내보낸다면 그 많은 문화재 관리를 누가 어떻게 할 것이며 많은 인력을 동원한다고 할 때, 그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어찌 감당할 수 있는지 반문한다. 결국 현 사찰에서 문화재를 관리함에 많은 국가예산의 절감이 이루어지고 더불어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그러기 위하여 사찰의 신앙 공간을 확대시켜 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이다. 세계사의 신앙 공간이 지나치게 허름하고 노후되어 있어 이를 새롭게 탈바꿈시키고 싶어도 여러 가지 장애가 많다고 했다. 그래도 스님은 원력을 세워 차근차근 대웅전과 요사채를 세우고 있다.
슬그머니 유독 미륵부처님의 얼굴 부분만 희게 빛나는 이유를 불가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여쭈어 보았다. 명쾌하다 못해 다른 해석을 일체 허용치 않는다는 듯 결연하게 설명한다. “육안으로 뵐 수 있는 부처님 사리”라고 한다. 그러면서 “부처님을 싸고 있는 석실은 몽고 침입시의 화재로 불탄 흔적이 역력함에도 부처님의 얼굴은 전혀 화재의 흔적이 없지 않은가? 6·25 동란 시 인민군의 만행으로 미륵부처님을 덮은 소나무에 불을 질렀을 때 소나무들이 뒤로 넘어가서 미륵부처님은 전연 손상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 또 갓을 쓴 부처님들이 여럿 있지만 다른 미륵부처님들의 얼굴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지 않느냐?” 고 하면서 이는 화강암 석재 자체에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한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듯 하면서도 일편 수긍이 되는 점도 있다. 언제 보아도 미륵부처님의 얼굴은 환하게 빛나고 있다.
덕관 스님은 세계사를 충주의 대표적인 미륵신앙 공간으로서 거듭나게 하기 위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충주는 불심이 약한 지역으로 사찰세도 약하다고 했다. 지리산, 설악산 등의 큰 산에는 그에 걸맞은 사찰이 있게 마련이지만, 월악산만큼은 산에 어울리는 사찰이 없다고 했다. 월악산 주변에는 미륵사지, 빈신사지, 덕주사지, 월광사지 등이 계곡을 따라 나타나고 있지만 지금은 폐사지로, 혹은 작은 사찰로 명맥만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스님은 세계사를 월악산의 대표적 신앙 근원지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란다. 세계사는 신앙 공간으로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미륵부처님을 위시하여 석탑, 석등, 귀부, 당간지주 등이 있고 하늘재, 지릅재가 있으며 백자 도요지가 있으며 깊은 계곡과 명산들이 주변을 싸고 있기에 불교 체험 공간으로 키울 꿈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 궁극적으로 ‘템플스테이’를 주도하는 사찰로 키우고 싶다고 한다. 선결 과제로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력 하에서 캠프로 사용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자 하는데, 다만 스님의 노력이 아직 부족하여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스님의 꿈 중에는 불심이 미약한 충주 지역에 포교당을 세우는 것과 수안보의 조그만 건물을 매입하여 본인의 능력으로 뒤치다꺼리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노인들을 보호할 만한 시설을 만드는 것이라 한다. 허공중에 노출된 부처님이 손상됨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각도 설립하고 싶다고 하였다.
덕관 스님은 버림으로써 얻는 공부를 하실 작정인가 보다. 삼배 인사를 드리고자 했을 때 벌떡 일어서더니 두 손을 꼬옥 잡는다. “내 공부를 더 한 다음 맛있는 차 한잔을 합시다” 라고 한다. 다탁에는 궂은 날씨에 어울리게 보살님이 부침개를 소반에 올렸지만 손도 안댄 채 그대로 식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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