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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600003
한자 -濟州-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허영선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07년 - 사단법인 제주올레 발족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07년 9월 - 제1코스 시흥~광치기(총 15.6㎞)개발
제주올레 사무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동홍동 234-2번지 지도보기

[개설]

제주 올레길은 제주도 전역에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성된 길이다.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도 걷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걷기 열풍이 불어닥친 것은 최근 2~3년 사이다. 걷는 사람들을 위한 도보 여행길. 대한민국에 이러한 걷기 신드롬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제주올레’다. 제주올레는 2007년 9월 사단법인[이사장 서명숙]을 발족하면서 제주도 성산포의 말미오름에서 섭지코지까지 내 길과 길을 이었다. 사람들은 제주의 흙길·바닷길·오름·숲길·마을길을 걸으면서 감추어졌던 제주의 속살에 찬탄했다. 이 특별한 걷기 행사에 매스컴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제 걷기는 환경·생명·평화·건강, 그리고 새로운 관광문화 등의 화두에 보조를 맞춘 창의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올레의 성장을 과제로 삼은 연구 논문들도 쏟아지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의 걷는 길 코스 내기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외로는 스위스·캐나다·영국·일본 등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그로 인해 제주올레 브랜드를 활용한 우정의 길, 혹은 제주올레가 수출돼 올레 브랜드의 위상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올레’는 이제 제주의 길에서 전국으로, 세계로 연결되면서 나가는 길이 되었다.

[왜 올레길이 전국화 국제화되었는가]

올레길은 단순히 걷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빠름에 익숙한 사람들을 향해 뒤돌아보자고 권유한다. 천천히, 뚜벅뚜벅 걷다 보면 지친 심신을 따스하게 위로해 주는 치유의 길임을 알 수 있다. 올레길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게 한다.

그 동안 ‘주마간산’, 보는 관광, 빠른 관광 문화를 만들었고, 그렇게 자동차로 다닌 길을 통해 그 곳을 다 보았다고 말해 왔다. 관광 문화는 갈수록 즉흥적인 양태로 변질돼 왔다. 이러한 관광 문화의 패턴을 일거에 바꿔 놓은 것이 올레길이다.

걷기 위해선 그 지역에 오래 머물러 있어야 한다. 제주도 올레길 곳곳에는 할머니들이 직접 운영하는 할망 민박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을의 특산물 등을 개발하여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북적이는 올레길 관광객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경제 효과는 물론 국제적으로 그 위상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 경제까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제주 섬을 걸어서 본 사람들은 제주도의 속살, 제주도의 진정한 가치를 재발견한다고 한다. 한 코스를 걸어본 사람들이 계속해서 다음 코스를 걸으면서 올레 중독자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올레길이 주목받는 이유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문화와 역사와 공간을 사람들과 함께 음미하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걸으면서 마음과 몸을 치유했던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올레길은 계속 강한 파급력을 보이며 세계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느림의 길 문화가 쉼없이 달려온 세계 성장에 어떤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난 후 제주올레를 만든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올레에서 치유의 힘을 얻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열었다”고 말한다.

[‘제주 올레’의 의미와 정신]

제주올레는 제주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처음부터 제주어를 쓰기로 고집했다. 아름다운 제주어는 독특한 뉘앙스와 이미지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그 의미가 현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올레’란 의미는 무엇인가.

‘올레’는 ‘거릿길 쪽에서 대문까지의, 집으로 드나드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한다. 중세어로 ‘올래’는 ‘오라’, ‘오래’이다. ‘오래’는 문(門)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오래’가 제주에서는 ‘올레’로 굳어진 듯하다. 또한 ‘제주올레’를 소리내서 한번 불러보라. 발음상 “제주에 오겠니?” “제주에 올래?” 라는 이중의 의미가 느껴질 것이다. 또한 제주올레는 제주의 미래를 의미하기도 한다.

바람 부는 섬 제주의 올레, 그 좁은 골목길을 더 멋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은 구불구불 아무렇게나 쌓아진 돌, 현무암이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제주 돌담길은 제주미학의 정수를 보여 준다. 어찌 보면 제주는 올레와 올레로 연결된 섬이다. 올레란 이름 안엔 제주의 오래된 전통인, 따스한 공동체 문화도 깃들어 있다.

제주올레는 처음부터 안티 공구리[안티 콘크리트]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 ‘올레 스피릿’은 가공하지 않는 흙길을 고집하고, 아스팔트 길을 걷되 끊어진 길을 잇는 것으로 길을 낸다는 데 있다. 이것이 제주올레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소가 다니고 말이 걸었던 길도 찾아내 잊혀진 길을 찾고, 사라진 길을 불러내어 올레 길이 만들어진다. 온전히 걷는 사람들을 위한 길,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는 길, 어느 길이든 아름다운 땅 제주도에 걷는 길 코스가 만들어진 것은 혁명이다. 제주섬 한 바퀴를 걷고 제주 중산간 숨은 비경을 걷고 작은 섬의 저마다 다른 매력을 걸어서 느끼는 길이다.

[‘간세’에 대하여]

올레길의 시작점과 걷는 길에서 우리는 자주 파란색 말 모양의 상징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이 캐릭터가 올레 길의 방향을 말해 준다. 올레의 길라잡이가 바로 이 ‘올레 간세’이다.

제주 조랑말은 작은 체구지만 다부지면서 강건하고 용감한 성격을 지녔다. 간세는 제주올레의 상징인 제주 조랑말의 이름이다. 이 토종 조랑말은 지금 많이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제주도 초원의 상징으로 꼽힌다.

그러면 이 ‘간세’는 무엇인가. 게으름뱅이라는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다. 제주에서는 일을 시켜도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을 두고 '간세다리'라는 말을 자주 해 왔다. 제주올레는 올레 길을 걸을 때는 무엇보다 게으른 자처럼, 느릿느릿 걸어가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간세를 상징물로 가져왔다. 제주의 바닷길·숲길·오름길을 꼬닥꼬닥 걸어가는 간세처럼 놀멍 쉬멍[놀면서 쉬면서] 걸어가자는 의미에서이다.

[제주 올레 코스]

지금까지 제주올레가 이어놓은 올레 코스는 알파 코스 5개를 포함한 24개 코스 394km이다. 2007년 9월 제1코스 시흥~광치기[총 15.6㎞] 구간이 처음 개발되었으며, 2코스 성산리 광치기해변~온평[18.1㎞], 3코스 온평~표선[20.7㎞] 순으로 2012년 2월까지 24개코스가 개발되었다. 올레 코스는 10~20㎞의 거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코스는 도보로 3시간에서 6시간까지 걸리는 짧지 않은 길이다. 2012년에는 전체 제주섬 한 바퀴를 연결해 놓게 된다. 난이도에 따라 상·중·하 표시를 알 수 있다.

제주올레 코스를 완주한 사람들은 제주올레 24개 코스에서 모두 스탬프 확인을 받을 수 있다. 특히 4월, 5월, 10월이면 단체 관광객들로 접근이 용이하고 소위 인기 코스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제주올레 패스포트는 각 코스별로 스탬프를 찍어 완주 확인을 받는 제주올레의 여행증명서이다. 한편, 제주올레는 클린올레를 통해 제주올레길 청소 활동을 벌인다. 각 코스엔 올레지기들이 있어 코스를 걷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제주올레는 서귀포시 동홍동 234-2번지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제주 올레 브랜드 수출과 국제 걷기 축제]

지난 2011년 8월에 일본 규슈관광추진기구와 제주올레는 업무 협약을 맺고 올레코스 개발 컨설팅과 올레의 상징 간세와 리본 표시 등을 전부 수출하기로 했다. 이후 2012년 2월 28일 규슈 4개의 현에 4개 코스를 낸 규슈올레가 개장되었다. 규슈올레는 바로 한류 길 문화 수출 1호를 기록하면서 메스컴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규슈에서는 역사적인 사건이라 말하고 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참화로 인해 관광의 침체기에 빠진 규슈가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지만, 길을 통해 치유의 힘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

제주올레는 국내 트레일이 힘을 합치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11년 8월 19개 국내 트레일 단체가 모여 결성한 ‘한국길모임’은 제주올레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구성 자체가 힘들었다. 제주올레는 이미 2010년부터 해외에 올레길을 열고 있다.

스위스 레만 호수 와인길[11㎞]에 이어 2010년 4월 영국 내셔널 트레일 '코츠월드웨이~더슬리 스틴치콤 언덕길'[5.5㎞]과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고, 2011년 9월엔 캐나다 브루스트레일에 우정의 길이 개장되기도 했다.

제주올레는 또한 국제 걷기 축제를 통해 전 세계 걷기 마니아들을 모으고 있다. 해마다 제주올레 코스를 선정하여 걷는다. 2010년 11월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에 이어 2011년에도 국제 걷기 축제가 성황을 이뤘다. 국내외 21개 트레일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 역시 제주올레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세계 유일의 국제 트레일 회의체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트레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기 위해 제주올레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 행사이다.

올레 브랜드의 수출은 제주올레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시대가 개발보다는 보전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한 속도보다는 느림의 문화에 대한 인간의 열망, 웰빙 바람과 함께 지친 심신의 회복, 안티 콘크리트가 필요한 시대, 평화를 추구하는 시대의 마음이 결집돼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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